상사화 / 이해인 아직 한번도 당신을 직접 뵙진 못했군요
기다림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가를 기다려보지 못한 이들은 알지 못합니다.
좋아하면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로 어긋나는 안타까움을 어긋나보지 못한 사람은 잘 모릅니다.
날마다 그리움으로 길어진 꽃술 내 분홍빛 애틋한 사랑은 언제까지 홀로여야 할까요?
침묵 속에서 난 당신께 말하는 법을 배웠고 어둠 속에서 위로 없이도 신뢰하는 법을 익혀왔습니다.
죽어서라도 꼭 당신을 만나야지요 사랑은 죽음보다 강함을 오늘은 어제보다 더욱 믿으니까요 상사화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만 열매를 맺지 못하 는 꽃으로, 잎사귀가 있을 때에는 꽃이 피어나지 않고 꽃이 피어날 때에는 잎사귀가 없습니다. 그런 까닭에 상사화는 영원히 잎과 꽃이 만날 수 없고 상사화란 이름 또한 그 때문 에 붙혀진 것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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