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부족한 저희들과 사역을 위하여 항상 기도하여 주시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놀라우신 축복과 은혜가 교회와 가정과 경영하시는 모든 일에 늘 충만하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이곳에서 저희와 함께 거주하는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아무 문제가 없을 것같이 마냥 평화스럽게
보이지만, 이곳 역시 다양한 사건과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옵니다. 특별히 ‘총기’ 관련 사건과 사고가
많은데, 마치 영화에서나 있을 법한 처참한 현장을 마치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가감없이 방송하는 것을 보며
놀랄 때가 있습니다. 자국민에게는 정당방위를 위한 총기 소지를 자유롭게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건, 사고가
총기와 연결 되어 있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듯 보입니다. 중무장을 한 경비원이 은행을 지키고 있는 것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모습이고, 큰 상점은 물론 학교까지도 총기로 중무장을 한 경비원이 지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총기 사고의 배경에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사건 소재가 있는데, 그것은 다름아닌 ‘마약’과
관련된 내용입니다. 즉, 만연된 마약으로 인하여 교통사고로 부터 총기 사고까지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저희가 체류하고 있는 민다나오 섬은 남미의 콜롬비아 보다도 마약 생산량이 많다고 하는데, 세계에서 마약 가격이 제일 싸고, 또한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샤부’로 불리우는 필로폰 가격은 일반적인 시세에 1/10도 안되는 가격으로 거래가 되고 있어서, 생활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이나, 여자들이나, 미성년자들까지도 마약으로 인한 중독과 사건에 많이 노출이 되어 있습니다. 이미 성년이 된 현지인들로부터 지나간 격동(?)의 사춘기 시절을 회고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빠지지 않게 등장하는 이야기가 바로 마약입니다. 디고스 마띠 교도소에서 사역을 시작한지가 벌써 5년이 지나고 있습니다. 사역 초기에는 마띠 교도소에 약 170여명의 재소자가 수감되어 있었는데, 지금은 동일한 시설물에 수감자가 두 배로 늘어나서 약 340여명이 함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마띠 교도소에는 상대적으로 형량이 가벼운 재소자들이 수감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 가운데 재소자들과 접촉을 할 수가 있습니다. 재소자들로부터 편지를 보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하고, 피부병 치료를 위한 약을 구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또한 교도소 내에서 자신들이 만든 공예품이나 수제품들을 구매해 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제 아내는 여자 재소자들이 수감되어 있는 곳에서 오랜 시간동안 같이 수감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여러 재소자들과 대화하는 가운데, 거의 대부분의 재소자들이 ‘생활고로 인한 단순 절도’나 ‘마약 관련 범죄’로 수감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곳에서는 ‘단순 절도’나 ‘마약’으로 인하여 10년 이상 수감 생활을 해야만 합니다.
최근 마띠 교도소 내에서 작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제한된 예산으로 인하여 재소자들의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을 계획한다는 것은 너무도 사치스러운 생각 이었는데, 교도소를 책임지고 있는 소장의 결단으로 꿈같은 일이 행동으로 옮겨지게 되었습니다. 여성 재소자에게 재봉틀 사용법을 교육하여 기술을 배우게 할 뿐 아니라, 부수입을 벌 수 있도록 봉제 일을 시작하게 한 것입니다. 침울했던 교도소가 갑자기 활기찬 작은 봉제 공장으로 변한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더욱 더 놀라운 변화는, 300여명이 넘는 남자 재소자들 중에서 자원한 120여명에게 글자를 깨우치는 초등학교 과정부터 중등학교 과정까지 공부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습니다. 디고스 내의 교육부 (DepEd)로부터 교사를 지원 받아 매주 수요일 마다 교도소 학교를 개설하게 된 것입니다. 책상과 걸상도 만들고, 소정의 과정을 수료하면 정규 졸업장도 주도록 하는 등, 학교의 모습을 제법 갖추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감사한 것은 디고스 교육부의 간절한 요청에 따라 저희들도 재소자들의 교육에 필요한 기본적인 ‘학용품’등을 계속 제공하기로 하고, 이 귀한 재소자 교육에 같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가까이에서 재소자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는 일 밖에 없습니다. 비록 작은 일이지만 희망이 없는 재소자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같이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의 놀라우신 은혜와 섭리 가운데, 디고스 지역에 교회 건축을 시작한지 벌써 석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7월에만 3개의 태풍이 근접하여 지나감에 따라, 원활한 건축을 위해서 좋은 날씨를 허락해 달라는 ‘해바라기’(?) 기도를 하고 있습니다. 모든 기초 공사와 벽 공사를 마무리하고, 철골 지붕 공사를 하고 있습니다.
거의 1톤에 가까운 철골 12개를 들어 올려, 공중에서 전기 용접으로 연결하는 어려운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보기만 해도 아슬아슬하고, 기도가 절로 나오는 건축 현장입니다. 건축을 시작하기 전에 주변 사람으로부터 건축 작업자들로 인하여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도리어 처음보다 더 좋은 관계 가운데 서로를 신뢰할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아무쪼록 건축에 참여하는 모든 작업자들이 안전사고 없이 시종일관 하나님의 영광만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도록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