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렐루야! 우리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 드립니다. 부족한 저희들과 사역을 위하여 항상 기도하여 주시는 교회와 성도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하나님의 놀라우신 축복과 은혜가 2015년에도 교회와 가정에 늘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필리핀 민다나오 섬 남쪽에 위치한 디고스 지역에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은혜 가운데 교회 건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난 5월에 시작되어 마침내 12월 중에 성전과 4개의 교실이 완공 되었고, 이제 교회 내의 ‘사택’과 ‘부엌’ 그리고 ‘외곽 담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교회 마당까지 포함한 모든 공사를 1월말까지 마치기 위하여 현재 10명의 작업자들이 무더위 가운데 땀을 흘리며 열심히 수고 하고 있습니다.
건축 초기에 터를 닦고, 기초를 세우고, 벽돌을 세워 올리고, 철근으로 지붕을 만들 때는 작업자들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안전 사고’에 대한 염려로 인하여 건축 기간이 너무도 길게만 느껴졌습니다. 작업 환경이 매우 열악하고, 안전 사고에 대한 인식이 매우 부족하기 때문에 작업자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에 조금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작업화는 커녕 낡은 슬리퍼만 겨우 걸친 가운데 거친 공사장을 활보하고, 안전 모자나 안전 벨트를 착용하지 않은 가운데 공중에서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얼마나 가슴을 조이게 되는지 모릅니다. 안전을 위한 작업화와 작업 모자등을 사다 주었지만, 제가 현장에 있을 때 잠깐 사용 할뿐이고, 평상시에는 거추장스럽다고 또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큰 부담 가운데 안전사고 없이 건축을 무사하게 마치게 해 달라는 기도가 절로 나오고, 또한 하루를 무사히 마치게 됨이 그 무엇보다 감사한 일이 되었습니다. 돌이켜 보면 교회 건축이 시작된지 9개월동안 ‘하나님의 전폭적인 보호하심’으로 인하여 큰 안전 사고없이 오늘에 이른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위험 부담이 매우 덜어진 가운데 어렵게 세워진 기초 골격에 살을 붙여 벽을 만들고, 천정을 이어 가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디고스라는 지역이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되어 있기 때문에 필요한 주요 건축 자재를 도심지에서 구입해야만 합니다. 언제부터인지 이러한 건축 자재를 사다 나르는 일이 저의 주된 업무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쉽게 구입 할 수 있었던 모든 자재가 이곳에도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제품이나 완제품으로 된 건축 자재를 사용하는 공법이 아직 발달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작업자들이 현지에서 즉석에서 만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려면, 먼저 대나무로 사다리를 만들고, 못과 망치로 나무를 연결하여 작업대 (Scaffolding)를 만들어야 합니다. 계단, 자물쇠, 게이트와 같이 쇠로 된 것들은 이미 잘 만들어진 것을 사다가 연결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쇠를 절단하고 용접하여 독특한 형태로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드라이 월 (Dry Wall 또는 Sheetrock Wall)과 같은 재료가 없기 때문에, 실내외의 모든 벽은 벽돌로 쌓고 거친 시멘트로 살을 붙이고 미세한 시멘트로 마감을 한 다음, 3번의 페인트를 칠해야 겨우 비슷한 모양이 나옵니다.
마치 타임머쉰 (Time Machine)을 타고 하루에도 수없이 과거와 현재를 오고 가고, 살얼음을 걷는 듯한 가운데, 이제는 그렇게 소망했던 마지막 ‘고지’가 어렴풋이 보이는 듯합니다. 복음이 메말라 있는 이곳에 교회 건축에 대한 꿈을 품게 하시고, 이 일을 위하여 예비된 주의 종들을 보내 주시고, 필요한 물질을 채워주신 가운데 오늘에 이르게 됨은 오로지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오늘도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할렐루야!
그는 흥하여야 하겠고 나는 쇠하여야 하리라 하니라 (요 3:30)
민중의 지팡이인 ‘경찰’은 이곳에서도 주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느 곳과 마찬가지로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관계에 있는 경찰을 주민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호칭을 하는데, 그 중의 하나가 ‘악어’입니다. 즉, 일반 주민들은 이곳의 경찰을 ‘악어’라고 부릅니다. 악어 가죽이 내포하는 ‘고급스럽다’는 선입견은 없는 것 같고, 그 외의 좋지 않은 모든 의미를 모아서 경찰을 부르는 애칭(?)이 되었습니다. 운전을 하고 가다 보면, 그늘마다 초록색 셔츠를 입은 ‘악어’들이 마치 먹을 거리를 기다리듯이 숨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도로 상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불법 주행에 대해서 전혀 무관심한 듯이 보입니다. 양쪽 차선을 막고 가로 질러 가도 상관 없고, 유턴 (U Turn)을 해도 괜찮고, 심지어 거꾸로 가거나, 차를 멈추고 길거리에서 실례를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심한 매연을 뿜거나, 차량 등록 번호판이 없거나, 브레이크와 방향 전환 시그날에 불이 켜지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악어’를 매우 화나게 만드는 것이 한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속도 위반’입니다.
약 1년전부터 새로운 도로 교통법이 발표 되면서, 뜬금없이 도로마다 다양한 ‘속도 제한’ 표시가 붙기 시작했습니다. 일반 도로는 시속 30 Km (18.6 mile) 또는 40 Km (24.9 mile) 로 속도를 제한하고, 고속 도로(?)는 60 Km (37.3 mile)로 제한하는 강력한 규정이 생긴 것입니다. 교통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 갑자기 도시 전체가 어울리지 않는 ‘슬로우 시티 (Slow City)’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만약 제한 속도를 위반하였을 경우에는 최소 1,000 페소 (약 $24)부터 시작하여 결코 가볍지 않은 벌칙금을 차등으로 지불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그동안 각종 도로 위반에는 전혀 무관심했던 ‘악어’들이 마치 이 날만을 기다린 것 처럼, 곳곳마다 지나가는 차량을 붙잡고 열심히 수고를 하고 있습니다. 쉽게 눈에 띄는 일반적인 교통 위반에는 무관심한데 왜 유독 ‘속도 위반’에는 이렇게 민감한가 했더니, 속도 위반 티켓을 한 장 발행 할 때마다 담당 경찰에게 200페소 (약 $4.76)의 포상금이 별도로 지급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돈이 되지 않는 일반 교통 위반은 별로 관심이 없고, 돈이 되는 ‘속도 위반’에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포상금이 악어를 춤추게 합니다. 그런데 속도 위반으로 인하여 악어를 만나도 티켓을 받지 않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악어들이 받는 포상금보다 약간의 웃돈을 추가하여 현금으로 주면, 위반 티켓은 커녕 극진한 환대를 받으며 그 자리를 모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곳에서는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를 정치인 및 관리들의 ‘부정 부패’ 때문이라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합니다. 신문이나 TV의 뉴스가 이를 증명하듯이 연일 부정 부패와 관련한 새로운 소식이 넘쳐 납니다. 자조적인 어조로 자신들 모두가 이러한 정치인 및 관리들의 피해자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소수의 특정 그룹만이 부정 부패의 원인 제공자이고, 대부분의 서민들은 선량한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짧은 기간을 이곳에서 사는 가운데 너, 나 할것없이 모두가 거짓의 ‘가해자’ 임을 쉽게 발견 할 수 있었습니다.
교회 건축을 진행하면서 돈을 지불하고 그 댓가로 그들의 기술과 노동력을 받아야 하는 관계 가운데, 참으로 복잡한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습니다. 힘든 일 가운데 항상 미소를 잃지 않는 그들의 얼굴과는 달리, 얼마나 많은 ‘거짓’이 삶 가운데 자연스럽게 스며 있는지 놀랄 지경이었습니다. ‘벼룩의 간을 빼 먹는다’는 말이 실감 날 정도로 서로가 서로를 속이는 모습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릅니다. 유치한 거짓이 눈에 뻔히 보이지만, 부끄러움을 모르고 반복하는 모습이 불쌍하기까지 합니다. 카톨릭 국가답게 모두들 ‘하나님’을 이야기하는데 매우 익숙하지만, 삶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질되어 있습니다.
금년부터 새로 건축된 교회를 기반으로 그 무엇보다도 ‘학원 사역’과 ‘어린이 사역’에 더욱 더 힘 쓰려고 준비 중입니다. 스파마스트 대학의 장학생들을 대상으로한 토요 성경 공부뿐만 아니라, 주중에 일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성경 공부도 다음주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2월 첫주 부터 마띠 고등학교 학생들뿐만 아니라 띠구만 지역에 있는 학생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각종 성경 프로그램이 시작됩니다. 또한 ‘기타’ 와 ‘키보드’등과 같은 악기를 배우고 교회에서 섬기기를 원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음악 학교’도 2월부터 시작됩니다. 부패와 거짓으로 가득찬 어지러운 이곳이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말씀을 받아 먹고 파릇 파릇 자라나는 어린 자녀들이 있기에 아직 소망이 있습니다.
너의 장래에 소망이 있을 것이라 너의 자녀가 자기들의 지경으로 돌아오리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렘 31:17)
1. 건축될 교회를 위하여
2. 건축에 참여하는 현지인들 위하여
3. 교회를 기다리는 띠구만 주민들을 위하여
4. 건축과 교회 운영에 필요한 모든 물질에 부족함이 없도록
5. 부족한 저희들을 위하여